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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

구부갈등?

by 그냥 쑨 2015. 8. 19.

요즘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구부갈등으로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시아버님은 술을 좋아하기는 하시지만 내게 주사를 부리신 적은 없으시니까 문제없고

아이에 대해서도 어머님과 달리 압박도(압박이래봤자 빨리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하루에도 반복푸념하시는 정도지만)

없는 편이고(그동안 두세번 언급하신 정도일뿐)

주말마다 시댁에 가지만, 활동적이신 아버님을 뵙는 건 한달에 한 번 정도.

전화도 수, 금 어머님께만 드려도 아무말씀 없으셔서 아버님에 대해 부담스러운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아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는 일이 많았는데,(그래서 친해졌다는 생각도 들지만)

문제는 용돈벌이로 출판업을 하시는 아버님의 디자인 의뢰다.

나는 웹디자이너인데, 같은 디자인이니까 해봐라 라며 일방적으로 던져주시는 것이 못마땅하다.

제 분야가 아니라서 못하는데요. 라며 거절의 뉘앙스로 말씀을 드려도

왜 못하냐? 거 좀 배워놓지 뭐했냐, 한번 해봐라고 우기시는 편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해드리고는 있는데

아버님 일 때문에 죄없는 푸근씨가 얼마나 들들 볶였는지 모르실 터...

화가 날때는 내가 시집을 온거지 취직을 한 건 아니잖아 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때도 있었다.

 

어제 아가씨가 진상고객은 없냐고 물은 적이 있어서

프리랜서 좋은 점이 뭐겠냐며 진상부리면 거절하면 그만이라고 만사태평한 대답을 했었는데

가만보니 ...-_-;;

 

 

일을 맡아주던 디자이너가 일을 그만뒀단다. 그일로 집에와서 그 직원 욕을 그렇게나 하시더라며 전해들었다.

아버님의 지시스타일이 일방적인 편이어서 그럴 수 있겠다고 푸근씨는 납득하는 편인데 정작 본인은 모르시는 것 같다.

 

아버님이 수시로 업무관련도 없는 신랑에게 작업을 의뢰하셨을때는

용돈벌이 하시는 거 도와드리는 셈치고 투덜대지 말고 해드리라 태평한 소리를 했었는데

정작 내게 자꾸 일을 주시니 참 난감하기 그지없고 무리한 요구에 자꾸 투덜대게 되네...

 

회사에서 일하는 아가씨나 오빠에게 자꾸 작업지시를 하셔서 둘다 난감해했다는 얘길 들을 때는 남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정작 투덜대는 아들, 딸 대신해 이제 투덜대지 못하는 내게 일이 넘어온 것 같아 정말 한숨이 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따로 용돈 드리는 것 없으니 용돈벌이하시는데에 도와드려야지 싶으면서도

오늘 해야 할 내작업들을 멈추고 당신 것 부터 해달라는 요청과

밤에는 저도 쉬어야죠라는 말에 쉬지말고 일해달라는 말씀은 참아내기가 힘들다.

에이 정말 시아버지만 아니면 냉정해지고 평온을 찾을 수 있을텐데 하기 싫은 일 하려니 머리가 지끈지끈거린다.

 

그런데 또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새 또 전화하셔서 급하게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니 어찌 냉정하게만 생각할 수가 있을까

 

아버님께는 일 잘해드리는 것이 며느리로서의 효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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