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푸근씨가 장모님을 편히 병원에 모셔다드리려는 마음을 써주었는데, 내가 피곤해...;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해야할일도 있고 너무 고단... 그냥 엄마 우리 좀 쉬다가 지하철 타고 가자.
오늘 아침은 엄마가 만든 냉이된장국과 감자볶음 등등으로 아침을 거하게 먹고 출근...
푸근씨 왈, 나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깊은 맛이 느껴진단다.
그러게 왜 어머님과 엄마가 한 음식에서는 깊은 맛이 느껴지는 걸까? 별다른 재료 쓰는 것도 없고만...
아침 식사후 커피 마시며 엄마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엄마는 혹시 아빠가 잘못되면 지금 살고 있는 아빠가 지은 집에 못 살 것 같단 생각을 하셨다며...
손수 지어서 더 애착을 가진 집에 1년도 채 살지 못하고 큰 병을 얻어 너무 속상하시다며...
그래도 우리가 걱정했던 것 보다 상태가 나은 편인 것 같은...
어제 수술해서 떼낸 조직의 검사가 일주일 후에 나온단다.
겉으로 보이는 암 덩어리는 하나인데, 내부로 파고들어 퍼져있는 정도가 더 문제라고 했다.
조직검사결과로 항암이든 방사선이든 앞으로의 치료방향을 잡게 되는 것 같다.
오전에 병원으로 가 작은동생과 교대해줬다.
시부모님이 원래는 설연휴 후에 문병을 오시려고 했는데, 엄마가 올라오셨다는 얘기에 오늘 다녀가셨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이 만나는 것이 싫다.
그래서 어찌나 불편했던지...
엄마와 신관 로비에 있는 본비빔밥에서 점심을 먹는데, 어쩜... 어제 큰동생과 먹었던 메뉴와 똑같냐...
나는 어차피 똑같은 걸 주문했지만,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어제 큰동생이 먹은 것과 똑같은 걸 주문한 것이 신기했다.
>_< 입맛이 가족 맞네.
아빠가 내일 엄마가 저녁늦게 ktx 입석표로 돌아가시는 걸 내내 마음에 걸려하셔서 열심히 조회조회...
수차례 시도끝에 낮 시간대로 특실 잡았다! 아빠가 가장 기뻐하셨는데,
"나도 퇴원하고 내려갈 때 특실 잡아줘~" ㅋㅋㅋ
오늘 밤은 엄마가 병원에서 주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