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1 결혼기념일 선물, 너의 정체는?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두툼한 수면바지 차림으로 식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 화면에 리본 달린 화분이 보여서 '아무래도 집을 잘못 찾으신 것 같은데 내가 대답안하고 있으면 계속 저렇게 무거운 화분을 들고 서 계시려나' 싶은 마음에 (보통은 종교인들이 초인종을 자주 눌러서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 잘못 오셨다고 대답해주려 스피커를 눌렀는데 ○○○ 사모님댁 아니냐네? 사...사모님이라는 호칭이 굉장히 어색하지만 "네 맞는데요?" 그제서야 인터폰 속 리본에 적힌 푸근씨의 회사명이 보였다. 결혼기념일이라고 회사에서 화분을 보내준 것이었다. 내 몰골은 생각도 못하고 반갑게 문을 열고 보니 배달기사님이 쭈뼛쭈뼛 "결혼기념일이시죠? 아...그런데 그만 리본에 축생신이라고 써왔네요... 2015.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