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멸치, 새우 등을 갈아서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시는 걸 본 적도 있지만, 주로 다시다를 자주 사용하셨다.
30년 넘게 엄마의 집밥을 먹어왔기 때문에 요리할 때 당연히 넣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매스컴에서 "화학조미료(msg)가 어쩌고~" 하는 그런 말들에 대해 귀담아듣지도 않아서 다시다가 화학조미료인줄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다시다가 화학조미료라고 처음 내게 말해준 사람이 바로 푸근씨였다.
내가 요리를 할 때 다시다를 넣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맛만 좋으면 됐지 뭘 그리 예민하게 굴지?'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어머님이 식사준비하시는 걸 몇번 지켜보다보니, '조미료는 나쁘기 때문에 쓰면 안된다'하는 분위기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어머님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았다. 싱거운것도 같고 뭔가 빠진것도 같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댁의 음식 맛을 내가 이어받아야 할 것만 같았기에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육수용 다시마와 멸치를 사주신 것이다. 그때부터 조미료는 자연히 쓰지 않게 되었고 음식 맛내기의 고행은 지금까지도 진행중이다.-_-
매주 한끼는 어머님이 해주시는 밥을 먹어서인지 내 입맛도 점점 변해서 어머님이 해주시는 요리가 맛있다.
그런데 어머님이 하시는 것처럼 멸치다시마육수를 내어 된장찌개를 끓여도 왜 어머님이 하신 게 더 맛있는지 모르겠고,
내가 만든 건 왜 늘 뭔가 부족한 맛인건지...?
다듬어놨던 다시마와 멸치가 다 떨어져서 저녁설거지를 마치고, 냉동실에서 멸치와 다시마를 꺼내어
tv보고 있는 푸근씨 곁에서 다시마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멸치는 내장을 빼고 다듬었다.
예전에는 멸치머리를 그냥 버렸었는데, 최근부터 멸치머리도 육수낼때 같이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은근 마른멸치다듬기를 좋아한다. 재미있다.
결혼전에는 엄마가 사오신 마른멸치 한박스를 혼자서 다 다듬기도 했었다. 정말 재미있어서였다.
종종 이런 단순노동이 즐거울때가 있다.
육수내기는 할때마다 어려운 것 같다. 맛이 생각보다 잘 나지 않는다.
멸치를 많이 넣자니 육수만 내고 버리게 되어 아깝기도 하고 적게 넣으니 원하는 맛이 아닌 것이다.
건새우를 넣으면 좋다는 소릴 어딘가에서 들어, 조만간 건새우를 좀 사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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