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막내동생이 김천에서 KTX를 타고 오전 10시쯤 서울역에 도착했다.
큰동생과 나는 9시에 만나 서울역으로 향했는데 아침 출근시간에 딱 걸려 1시간만에 도착.
(김천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반이면 되는데...-_-)
대형병원은 처음이라 일단 본관 안내센터에 "예약은 했는데 처음왔다"라고 말했더니 예약환자명 확인 후,
영상의학과에 진단받은 병원에서 가져온 대장내시경CD를 접수하고 신관 3층 소화기 암센터로 가서 또 접수하란다.
영상의학과에 CD를 접수하니 확인증이라는 것을 주며 있다가 이름 부르면 접수했던 CD를 돌려받으란다.
그런데 진료예약시간이 다되어가는데도 이름 불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시 안내센터에 문의하였더니
일단 소화기 암센터로 가서 접수하고 내시경CD영상은 접수해놨다고 얘기하란다. 돌려받는 건 나중에 해도 된다며.
그래서 신관 3층 소화기 암센터에 갔더니 아 여기도 사람 많고 북적북적. 다행히 안내원이 있어서 접수를 마치고 진료를 받았다.
MRI, CT촬영 후 방사선이나 항암치료, 수술날짜 등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대장내시경 영상과 소견서를 보고 직장수지검사 후 바로
"수술, 설 전에 하실래요? 설 지나고 하실래요?" - 설 전에 할께요.
"오늘 입원하실래요? 내일 입원하실래요?" - 오늘 할께요.
그렇게 수술날짜가 2월 4일(목)로 잡혔다;;;
아빠는 곧바로 입원. 그런데 막상 입원하고 나니, 내일 입원할 걸 괜히 오늘 했나보다.
어제와 그제 결혼식과 모임에서 좋아하시는 육회와 초밥을 맘껏 드셔놓았다고 하셨지만,
큰동생 이사한 집에도 가보시고 좋아하시는 음식을 더 드시게 했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가 밀려왔다.
입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단히 입원준비를 해오셨는데
빠진 것들, 주로 병원에 상주할 작은동생이 필요한 물품들 등을 구입하러 큰동생과 작은동생은 마트로 떠나고
나는 아빠를 모시고 검사하러 다녔다. 심전도, CT, X-ray 검사를 진행했는데 그 중 CT촬영을 힘들어하셨다.
찍을 땐 괜찮으셨다는데 일어서서 밖으로 나오니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고 하셨다. 아마 조영제? 때문인 듯.
사전에 병원에 금식여부를 문의했을 때는 금식이 필요한 검사는 예약제로 운영된다며 굳이 금식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지만,
그래도 혹시 MRI나 CT촬영을 바로 하게 될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금식을 하고 오셨었다.
이를 첫진료때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드렸었고 금식이 필요한 검사를 오늘 다 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런데 MRI 검사가 내일로 미뤄지며 내일도 금식;
저녁은 병원에서 주는 죽을 먹긴 했지만, 조금밖에 안된다며 아빠는 불만.
그나마 오후에 바나나와 미니호떡이라도 잡숫길 잘하신 것 같다.
미리 낮에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걸...-_-^
처음 진단받은 병원에서 (내일 준비가 된다고 해서) 가져오지 못한 조직검사 슬라이드를 제출하라고 저녁이 되어서야 알려줘서
작은동생이 다시 김천으로 내려갔고 나도 큰동생도 처리해야할 일들이 있어 오늘밤은 아빠 혼자 병원에 계시게 되었다.
낯선 곳에 혼자 주무시게 하는 게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오늘 들어온 작업들을 해놔야 내일 병원에 일찍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어쩔수 없었다.
예상외로 매우 빠른 진행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빨리 진행되어서 한편으론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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