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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결혼일기25

이기적인 아내 엄마는, 종종 집안 가구배치를 바꾸곤 하셨다. 단칸방에 살 적에도 큰가구로 칸막이를 쳐서 방을 두개로 만들기도 하셨고, 혼자서 지혜롭게 장농같은 큰 가구들도 잘 옮기셨다. 그럴때마다 퇴근하고 오신 아빠는 "또 둔갑해구나~" 라고 하셨었는데, 그런 둔갑술을 물려받았는지, 나도 싱글일때 작은 내방의 가구배치를 기분따라 계절따라 내키는데로 수시로 바꾸곤 했었다. 이집에 산 2년 동안 여러번 둔갑을 해왔다. 안방은 세번?정도 바꿨고, 작은방도 두번정도 바꿨는데 정말 이게 최상이다라며 이사갈때까지 이렇게 사는수밖에 없겠다며 둔갑포기를 했던 작은방을 전세계약연장을 하게 됨에 따라 분위기도 바꿔보고 또 가지지 못했을땐 그토록 갈망했던 창문앞 책상이 겨울되면 코랑 다리가 시려웠던 작년겨울을 기억하며 제일 구석으로 책상.. 2014. 11. 19.
홍시 때문에 푸근씨가 먹고 싶어해 시댁에서 감홍시 10개를 얻어왔다. 이미 가지고 올때부터 완전히 홍시였다. 하룻밤 지나자 그중 한개가 조금 터지며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와 있어 보기에 영~ 찜찜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던 중이라 그냥 버리고 싶었지만, 푸근씨가 음식버리는 걸 싫어해서 설마 먹을건지?를 물어보았더니, 역시나 나중에 먹겠다며 씻어두라는 것이다. 이미 터진 홍시를 씻는다면 속으로 물이 다 들어가고 으깨질 것만 같은데, 이정도면 그냥 버려도 되겠구만 으이그!!! 갑자기 울화통이...-_-^ 눈앞에 거품올라온 홍시를 보고만 있어도 찝찝한데, 당장 먹어치우지도 않겠다면서 버리지도 못하게 하고 나더러 씻어놓기까지 하라니 홍시가 맛있어서 그런건지, 식탐때문에 그런건지 아니 분명 식탐때문일 것만 같은 생각에 몹시.. 2014. 11. 17.
미안한 마음 요 며칠 이유없이 짜증스러워졌다. 말하는 것부터 한톤이 높아져서는 듣기 싫은 목소리로 대꾸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의 배려와 사랑에 대해, 왜 자꾸 말 꼬투리를 걸고 넘어지게 되는건지 나자신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웃어 넘길 수 있었던 농담도, 이상하게 그냥 막 섭섭하고 짜증이 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이틀째, 여전히 내가 일어나려고 하면 못 일어나게 붙잡는 푸근씨에게서 짜증이 났다. 붙잡혀서 30분동안 누워있었던 시간이 아까웠다. 대체 나는 잠이 다 깨버렸는데 왜 30분이나 이렇게 붙잡혀서 푸근씨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뜬눈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야하지?라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추위를 많이 타는 요즘 방문을 닫아놓고 자는데, 아침에 거실에 나왔더니 거실창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2014. 11. 4.
남편자랑 지난 금요일 오전(인공수정 1차 실패 후 다음날), 출근한 푸근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 주말에 어머니댁 가지말고 1박 2일로 놀러 갈까?" - "내가 괴로운건 이번주인데, 다음주에 가서 뭐해...(울먹울먹)" 그럼 이번 주에 어머님댁 가지말고 바람쐬러 가자는 걸, 내일은 3주만에 아버님을 뵐 수 있는 날이라 빼먹기가 내키지 않았다. 푸근씨도 그게 염려스러웠던 것 같고. 그래서 그냥 어머님댁 가는걸로 하자며 통화를 끝냈는데, 점심시간때 푸근씨가 퇴근해버렸다.-_-;;헐~ "마누라가 우울증에 걸렸는데, 기분을 풀어줘야지!" 라며... 오늘도 일이 많아 야근할 것 같다라더니, 울먹이는 내 목소리에 급 조퇴를 해버린 것이다.-_-; 그리고 손에 들려있던 생크림 듬뿍 올려진 카페모카... 나는 아이스 카페모.. 2014. 8. 27.
남편의 닉네임 오빠라던가, 신랑이라던가, 남편이라던가 평소 부르는 호칭은 "오빠" 포스팅을 할 때는 "박서방"이라고도 쓰다가, 자연스레 "남편"이라고 쓰게 되는데, "남편"이 "남의편이라서 남편이라고"하던 광고문구가 자꾸 생각나서 "신랑"이라 고쳐쓰기를 여러번이었다. 그래서 그냥 닉네임으로 호칭을 대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훨씬 오래 컴퓨터일을 하고 있는 남편이니까 당연히 닉네임이 있겠지 싶어 물었더니, 글쎄, 닉넴이 없다라는 것이다.-_- "아니 어떻게 없을 수가 있어?"라고 되물었더니, 자기두 한때는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으나, 자기가 마음에 드는 건 이미 다른사람들이 사용중이라 말도 안되는 단어의 조합들을 아무렇게나 써왔다란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뾰로롱이라고..=_= 자기가 꼬마마녀도 아니공. 그래서 남편과.. 2014. 7. 4.
남편의 매너 지난밤 내 옆에 누워있던 신랑이 급하게 선풍기 머리를 자기쪽으로 돌렸다. 부르릉~ 뿡! 2014. 7. 1.
이발 좀 하세요 우리 신랑, 배 나온 거, 트림 냄새 심한 거, 방귀 크게 끼는 것 다 참을 수 있는데 이발 좀 제때 했으면 좋겠다. 남성분들,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이발 하지 않나? 결혼한 지 1년 7개월짼데, 그동안 신랑이 이발 한 것이 네 번? 두달은 기본이고 석달째부터 잔소리를 시작하면 내 성화에 못견딜째쯤 이발 하는 것 같다. 이발 좀 하라며 잔소리 한지 한달은 된 것 같은데, "나 머리 더 길러서 묶을까?", "수염까지 기르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라거나, 지난주는 "회사앞에서 자를께요", "잘하는 미용실을 찾아봐야지"라더니 다시 월요일이 되었다-_- 아침 잠결에 "머리 좀 잘라요."라고 눈뜨자마자, 나도 모르게 잔소리부터 하게 됐는데 알겠다고 대답은 하는데 과연 지켜질 지 모르겠다.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니.. 2014. 6. 21.
마음을 바꾸기 남편은 부모님이 아니다. 남편에게서 부모님에게서 느꼈던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랬던 것일까? 남편? 잘해준다.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해주고 챙겨주고 배려심도 깊다. 그런데 요즘 들어, '엄마였으면 이렇게 해줬을텐데...' 하는 엄마와 남편을 무의식중에 비교하고 있었던 게 아닌 가 싶다. 엄마의 보살핌을 남편에게 바랬던 것 같다. 아팠다. 엄마라면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 물어왔을 거고 또 챙겨주셨을텐데, 남편은 병원에 가라는 말 뿐. 그런 말을 바란 게 아니었단 말이다. 하지만 나도 결국은 남편이 아프더라도 부모님만큼 챙겨주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럴 생각도 못했을 것 같다. 남편은 내가 보살피고 키워야할 아이가 아니니까. 남편의 입장에서 나도 남편이 보살피고 키워야할 애가 아니었던 것 뿐이다. 2014. 5. 14.
지난달, 내 생일의 기록 지난달, 내 생일의 기록 그날은 푸근씨가 필리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었다. 그날따라 작업도 없어서 하루종일 침대에서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행, 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전날저녁 어머님이 미역국을 끓여놓을테니 아침 먹으러 오라고 전화주셨었지만, 이미 전주 토요일에 전복이랑 낙지를 넣고 백숙을 끓여주셔서 미리 생일만찬을 즐겼었기 때문에 또 수고를 하시게끔 하고 싶지 않았다. 또 나도 생일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지도, 설거지를 하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다; 내가 직접 끓여서 먹는 건 왠지 귀찮아서 그날은 하루종일 쫄쫄 굶었다. 저녁에 푸근씨가 돌아오면 생크림 케익을 사달래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저녁 6시쯤 그가 돌아왔다. 케익사달라고 말도 안했는데 이미 그의 손에 들린 .. 2014. 4. 4.
포켓볼 치고 배고파서 토라진 그 혼자 일산까지 세차를 하러 가겠다기에 따라 나섰다. 실은 나의 다른 속셈! 미리 알아둔 일산에 있는 포켓볼장에 가려던 것이었다.-_-v (지난번에 가자니까 안간다구 버티지 몬가) 물론 이걸 출발전에 말하느냐, 세차를 끝내고 말하느냐에 따라 그의 반응이 달라질텐데 나는 후자를 택했다. "일산까지 온 김에 포켓볼 치고 가자!" 일부러 오기는 멀고 온 김에 겸사겸사 한시간정도 놀고 가기에는 부담스럽지 않은 기분이니까. 내가 미리 알아봐 둔 곳은 '컬러오브머니' 라는 포켓볼 전용구장이었다. 포켓볼 전용이라는 것이 맘에 들었고 금연이라는 것이 더욱 맘에 들었다. 집근처에도 당구장이 여러개 있지만 금연 아닌 곳이 대부분일 것 같아 꺼려졌었다. 여긴 커플들도 많았지만, 선생님 따라온 학생들도 보이고 엄마, 아빠 따라.. 2014. 2. 23.
방귀쟁이 뿡뿡이 그는, 방귀를 자주 뀐다. 결혼 초에는 방귀 참기가 힘들다며 징징대더니 내가 너그러이 방귀에 대한 봉인을 풀어준 후부터는 아무 거리낌 없이 연신 뿡뿡 댄다. 아랫층에서 놀라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소리가 엄청 큰데(일부러 힘주어 뀐다) 정작 냄새가 나는 일은 10번중에 3번 정도 뿐이라는 것이다. 간혹 필터링이 전혀 안되는 맨몸으로도 끼고 방귀가 나올 것 같으면 엉덩이를 들어서 뀌는 추태도 부린다.-_-; 솔직히 그의 과한 방귀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는 하는데 상처받을까봐, 집이 불편해질까봐 더럽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냄새 나면 안돼!"라거나 "필터링 좀 해주지"라던가 싫은 표현이 점점 늘어난다. 나는 대놓고 뀌지는 않고 왠만하면 참는 편인데 그냥 웃다가 샐때가 많고-_-;(그는 꼭 내가 .. 2014. 2. 21.
닌텐도 wii를 하다가 "이년아~" 지지난 주말 그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닌텐도wii의 봉인을 풀었다. tv가 처음 배송 온 날부터 CD만 넣으면 플레이할 수 있게 연결을 다 해두었었는데, 1년이 훌쩍 넘은 이제서야 처음 플레이를 해본 것이다. 그렇게 매일 저녁 wii를 30분~1시간씩 즐기게 된지 오늘로 10일째. 게임을 잘 못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대결'을 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더 열심히 하고 또 생각지도 못하게 자꾸 이기게 되니까 즐겁다. -_-; 그리고 은근 긴장 되고 팔을 많이 휘두르게 되어서 운동효과도 있는 것 같고, 우리 푸근씨 매일 이렇게라도 땀 좀 흘리게 자꾸자꾸 하자고 하다보니 내 팔에 알통 생길 것 같다.-_- 온몸도 다 쑤시공. 나 때문에 근육통도 생기고 회사에서도 꾸벅꾸벅 졸았다며 나를 게임 빠순이라고 놀려.. 2014.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