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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8

아빠, 외래진료, 수술조직검사결과 진료실에서 나오자, 아빠가 싱글벙글~ 들어가기 전까지는 표정도 굳으시고 말씀도 없으시더니 결과를 듣고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셨다. 상당히 초기에 발견되어 항암, 방사선 필요없고 5년동안 지켜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장루복원수술 날짜도 5월초로 잡혀서 그 동안엔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방약도 없었다. 천만다행! 다만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잔뇨감이 있어 비뇨기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 주치의 선생님 진료는 예약시간보다 1시간이나 빠른 11시전에 볼 수 있었는데, 비뇨기과는 당일예약이라 2시간을 기다렸다. 검사하고 채혈해놓고 원외약국에서 약 사고, 2달분 장루와 보험사 제출용 서류 받느라 본관과 신관을 여러번 들락날락. 병원에 9시20분쯤 도착했는데 오후 2시 넘어서 나왔다. 지친다.. 2016. 2. 22.
아빠, 퇴원 약 2주간의 병원생활, 아빠는 점점 우울해하시는 듯 했다. 보통 수술 후 1주일이면 퇴원을 한다는데, 가스와 소변이 나오질 않아 뽑았던 콧줄과 소변줄을 다시 연결하면서 더욱 우울해지시는 것 같았다. 잦은 금식으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스트레스도 극에 달하셨다. 자리를 창가자리로 옮겨달라 재요청을 했지만 이동이 안된다는 답변... 창밖을 내다보면 답답함이 좀 풀린다고 하시는데 자리를 이동할 수 없어서 애가 탔다. 어제까지만해도 퇴원할 수 있을지 몰랐다. 매일 아침 찍는 엑스레이상의 결과는 그닥 좋아진 것이 없다지만 어제 아침 콧줄은 뽑았고, 소변줄은 계속 연결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에 병원에 갔더니 아빠 몸에 연결되어 있던 선들이 모두 사라지고, 머리도 감고 면도도 하셨다며 어느때보다 말끔하고 환자같지.. 2016. 2. 13.
아빠, 회복중 설연휴때 좀 많이 드셨는지 가스와 소변이 나오지 않아 콧줄과 소변줄 뗀지 이틀만에 다시 연결. 오늘이 딱 수술 1주일째. 보통 수술 후 1주일이면 퇴원한댔지만, 콧줄과 소변줄을 연결해서 퇴원하기 어려워졌다. 장루전문간호사가 아침에 장루관리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이제 보호자가 관리하라고 했단다. 이런 걸 보면 퇴원준비를 시키는 것 같긴 한데... 김천에서 이모와 이모부가 문병을 오셨다. 먼거리라 친척들에게 오지 마라 했는데 평소 자주 왕래하던터라 걱정이 많이 되셨나보다. 아빠의 안부를 알려주기 위해 친척들과 통화를 하면 "너희가 서울에 있어서 다행이다"고 한다. 우리가 서울에 살지 않았다면 아마 대구로 모시지 않았을까...? 그래도 서울로 가야지라고들 하신다. 서울에 살아서 딱히 좋은 점 같은 건 솔직히 몰.. 2016. 2. 11.
설연휴를 보내며 시부모님은 이번 설연휴에 시골에 내려가지 말라고 하셨지만, 엄마가 꼭 다녀오라고 하셔서... 고민됐는데 아빠도 잘 회복중이시고, 사실 형님과 동서들 만나는 것이 좋아서 1박 2일 일정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그런데 내려갈 땐 세시간 걸렸는데, 올라올 땐 6시간 걸렸다..-_- 1시에 출발했는데 7시에 도착... 정말 긴~하루였었다. 그래서 어제는 푸근씨만 오전에 병원에 다녀오고 나는 집에서 쉬었;; 오후에는 어머니이 아가씨네와 저녁을 먹자고 하셔서 시댁에서 보냈다. 그리고 오늘 연휴 마지막 날 아빠에게 갔다가 점심 먹으러 동경우동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뽀모도르 스파게티집 앞에 줄 서 있는 거 보고 고민 했다가 그냥 맞은 편에 있던 우동집으로...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후식은.. 2016. 2. 10.
아빠, 병원일기 원래는 푸근씨가 장모님을 편히 병원에 모셔다드리려는 마음을 써주었는데, 내가 피곤해...;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해야할일도 있고 너무 고단... 그냥 엄마 우리 좀 쉬다가 지하철 타고 가자. 오늘 아침은 엄마가 만든 냉이된장국과 감자볶음 등등으로 아침을 거하게 먹고 출근... 푸근씨 왈, 나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깊은 맛이 느껴진단다. 그러게 왜 어머님과 엄마가 한 음식에서는 깊은 맛이 느껴지는 걸까? 별다른 재료 쓰는 것도 없고만... 아침 식사후 커피 마시며 엄마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엄마는 혹시 아빠가 잘못되면 지금 살고 있는 아빠가 지은 집에 못 살 것 같단 생각을 하셨다며... 손수 지어서 더 애착을 가진 집에 1년도 채 살지 못하고 큰 병을 얻어 너무 속상하시다며... 그래도 우리가 걱정했.. 2016. 2. 5.
속상해서 울 뻔 원격으로 병원앞 카페에서 작업할 계획이었는데 컴퓨터도 끄고 가고 아빠에게 육룡이 나르샤 보여드리겠다 약속하고선 USB도 본체에 꽂아놓은채로 안가져가버리고... 오늘은 그런 날이었나보다. 나는 병원 보호자 역할이 무경험자. 남편 말을 들으면 남편 말이 맞는 것 같고, 형님 말을 들으면 형님 말이 맞는 것 같고, 올케 말을 들으면 올케 말이 맞는 것 같고, 엄마 말을 들으면 엄마 말이 맞는 것 같고, 이모 말을 들으면 이모 말이 맞는 것 같고, 외삼촌 말을 들으면 외삼촌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생각이 있어서, 내 생각을 말하는데 경험자들이 그건 잘못된 거라는 듯 설득을 하면 "정말 그런가?"라며 듣는 족족 따랐는데, 이 경험자들이 똑같은 경험을 두고도 모두 생각이 다르다는 거... 결국에는 한쪽은 그랬고.. 2016. 2. 3.
아빠, 수술 전 검사 아침 일찍, 푸근씨 출근할 때 함께 길을 나섰다. 푸근씨가 꼭 같이 출근하는 것만 같다며... 좋은 듯? 여의도까지 함께 타고 가다가 여의도에서 푸근씨는 9호선으로 갈아타러가고 나는 그대로 주욱 서대문역까지. 8시쯤 병원 도착 아빠가 어찌 이리 일찍 왔냐며 반기셨다. 집에서 지하철로 30~40분 거리인데 환승없이 한방에 오기 때문에 다니기 편하다. 아빠는 지난 자정부터 금식 푸근씨가 지난밤 문병을 다녀가면서 사다놓은 황도를 잡숫고 싶으셨는데 숟가락이 없어서 못드셨다며...에구구 8시 40분에 MRI 검사시 조영제가 투여될 바늘을 꽂았다. 왼손에 꽂았다가 굳이 오른손에 꼭 해야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다시 찔렀다..-_- 금식이라 속쓰림약도 처방되었다. 9시 40분 청소... 청소해주시는 분이 밀대로 바닥을 .. 2016. 2. 2.
눈물이 주룩 아빠가 홍시를 좋아하셔서 하루에 여러개를 잡수시더니 심한 변비에 걸렸다고 하셨었다. 그러다 치질수술까지 하셨는데 안쪽에 무언가 있다고 해서 지난주 금요일에 대장내시경을 하셨었다. 마침 그날 김천에 내려갔던 터라 작은 용종 2~3개는 떼어내고 꽤 암이 의심스런 큰 용종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도 별일 있겠냐며 오히려 아빠가 변이 나오지 않아서 한 행동(?)때문에 대장안에 상처가 나서 그런걸거라며 그래도 혹시 몰라 엄마와 보험증권을 확인하고는 보험 들어놨으니 암이래도 걱정안해도 된다며 가볍게 얘기하고 넘겼는데... 어제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라 아빠 혼자 병원에 가셨다가 보호자 없이 왔다며 암이 맞다고만 말해주고 다음날 보호자 데리고 다시 오라고 했다는 연락을 저녁에 받았다. 암이 맞다.. 2016.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