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다른집에서 보내게 될 줄 알고 대충 엉망인채로 지내고 있었는데 결국 눌러앉게 됐다.
역세권에 지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 들어온 집이라 깨끗하고
붙박이장과 아일랜드 식탁이 옵션이라 혼수비용도 줄이고 도배나 마루작업도 새로 할 필요없이 살고 있었다.
이래저래 이사비용이며 집 구하러 다니는게 막막하기도 했었고
애초에 집주인이 매매로 내놓겠다기에 이사가려던 거라서 그냥 조금 올려주고 눌러앉기로 한 것이다.
옆집 개와 윗집 개들이 하루종일 울부짓고,
단잠을 깨우는 건넛집 아줌마의 욕설과 대화목소리가 우리집 안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것,
종종 담배냄새가 들어온다는 것 등의 불만들이 있긴 하지만, 그냥 감수하고 계속 살기로 했다.
다만, 온종일 집에 있는 날이 많은 내게 햇볕은 매우 중요한 문제여서 거실이 북향이란 점만이 이 집의 가장 큰 아쉬움이어서,
남향인 작은방 창문과 주방창 앞을 가리는 것 없이 정리하는 것으로 분위기를 바꿔보았다.
주방창 앞을 가로 막는 상부장에 달려있는 식기건조대를 제거하고
작은 방 창문을 4/1쯤 가리고 있던 책장하나를 안방으로 빼내어 창문앞을 가리는 것 없이 치웠다.
겨울을 맞아 안방과 거실에 커튼도 달고, 책상 위치도 바꾸고, 세탁실에 왕자행거 설치해서 자질구레한 거 수납해버리고...
다시 이 집에 애정을 갖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