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벼루던, 제주도에 다녀왔다.
그동안 푸근씨에게 제주도에 가자는 말을 스무번은 한 것 같다.
그럴때마다 혼자 다녀오라거나, 가기 싫다는 의견을 확실하게 표현했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올레길을 걷고 싶은 거란 말이야. 흥!"
내맘을 몰라주는데에 삐져서 운 날도 있었다.-_-;
그러다 걷기 좋은 가을이 지나버렸다.
11월 결혼 기념일을 핑계삼아 떠나볼까? 했었지만, 주변인들의 눈치에 섣불리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 3월이 되었다.
봄이다.
스타벅스 스탬프 투어의 완성을 위해서도 한번은 다녀와야 했고,
이번달은 내 생일도 있고 아마 자기도 바람이 필요했을터다.
어렵게 그가 결심을 해준 만큼 2박 3일 짧은 여행을 알차게 보낼 일정을 고민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15. 3. 10(화) ~ 12(목) 2박 3일
첫째날은 올레길을 걸었다.
푸근씨에게 올레길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였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 일찍 비행기를 탄 피로때문인지
그는 그다지 썩? 걷는 내내 재미있어하는 것 같지 않았다.
제주도에 도착하니 눈발이 날리고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꽃샘추위라고 했다.
따뜻할 남쪽의 3월이라 겨울옷이 더울까 걱정했었는데 땀은 커녕,
꽃샘추위+거센바람+하늘은 맑은데 눈발이 날리는 날씨속에서
어디 앉아 쉴 생각도 못하고 걷다보니 4시간만에 17km나 걸었다;
그런데도 더 걸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김포공항 - 제주공항 - 스타렌트카 - 만세해장국(아침) - 7, 8코스 역올레 - 강정해녀의집(점심) - 스위트호텔 - 운정이네식당(저녁)
둘째날은 우도에 갔다.
2009년 처음 우도에 갔을때 서빈백사의 아름다움에 반해 사랑하는 사람과 꼭 다시 오리라 생각했었는데,
때마침 그가 우도에 가보지 못했다고 하니 옳타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는 역시 썩 감흥이 없어했다.
기대에 못미치는 그의 반응이 황당해 오히려 웃음이 났다.
"에이 뭐야~ 나는 이거 처음 봤을 때 얼마나 감동했었는데! 그래서 오빠랑 오고 싶었던 건데 반응도 없고~"
나의 푸념에 "ㅎㅎㅎㅎㅎㅎㅎ" 그는 웃기만 했다.
역시 거센바람이 부는 날씨였다.
앞이 막혀져있는 세발바이크를 타고 우도를 한바퀴 돌았다.
앞이 막혀져 있으니 어느정도 바람을 막아줄거라 생각한건데,
뒷자리에 앉은 나는 바이크의 속도에 추가된 거센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했다.
온몸이 덜덜덜 떨리는 와중에, 쿠션감 제로인 딱딱한 의자는 종종 엉덩이를 때리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우도 바다의 물색깔은 제주도 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졌고 땅콩아이스크림은 아주 고소했다.
시간 맞춰 가야하는 맛집을 포기하고 지두청사까지 올라갈 것인가,
지두청사를 포기하고 맛집을 갈 것인가를 두고 많이 고민됐다.
성산항 - 우도 청진항 - 명진전복(점심) - 스타벅스 성산일출봉점 - 서귀포매일올레시장(저녁) - 러브랜드
셋째날은 여러곳엘 갔다.
준비해간 일정을 모두 끝내고도 시간이 한참 남아 예정에 없던 협재해변에 가서 낮잠을 잤다.
바람이 첫째, 둘째날보다는 덜 불었지만 이미 이틀간의 바람회초리에 만신창이가 된 몸은
작은 바람에도 어깨가 움츠려들고 온몸이 쑤셔와서 구경이 귀찮아졌다.
빨리 집에 돌아가 쉬고 싶은 맘이 컸다.
산방산 - 용머리해안 - 스타벅스 송악산점 - 모슬포 방어마을(점심) - 성이시돌목장 테쉬폰 - 협재해변 - 이호테우해변 - 제주공항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 우리는
"역시 우리 집이 최고야~"
"역시 우리 침대가 최고야~"
라며 당분간 떠나지 않아도 괜찮을 것만 같은 고단함에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단 삼일만에 여행 다녀온 사실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다시 또 떠나고 싶어
이번에는 더 멀리
<<여행 경비 내역>>
★ 항공권
김포공항 -> 제주공항 진에어 06:40 23,400 * 2인 = 46,800원
제주공항 -> 김포공항 진에어 21:05 29,900 * 2인 = 59,800원
-----------------------------------------------------------------------------
합계 106,600원
★ 숙박
중문 스위트 호텔(특1급) 조식포함 2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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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215,561원
★ 렌트카
중형 LF소나타2014(LPG) 60시간 = 85,200원
가스충전비 = 37,500원
-----------------------------------------------------------------------------
합계 122,700원
★ 첫째날
아침식사 만세해장국(전복설렁탕, 꼬리곰탕) = 28,000원
호텔CU편의점 물, 에너지음료 = 1,850원
약천사 기념품 = 12,000원
점심식사 강정해녀의집(성게덮밥, 전복죽) = 20,000원
택시비(서년듸-중문테디베어뮤지엄) = 5,000원
운정이네(해물뚝배기,오분자기돌솥밥) = 30,000원
중문하나로마트(방울토마토+물2L+맥주) = 4,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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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101,600원
★ 둘째날
우도 승선료, 입장료 = 11,000원
우도 삼발이 대여(2시간30분) = 25,000원
우도 지미스 땅콩 아이스크림 = 4,000원
명진전복(전복돌솥밥, 전복죽, 전복구이) = 57,000원
스타벅스 성산일출봉점 아메리카노 = 4,100원
서귀포올레시장 우정회센터 꽁치김밥 1줄 = 4,000원
서귀포올레시장 천헤향쥬스,귤하르방,말린귤 = 8,000원
서귀포올레시장 제일떡집 오메기떡 = 4,000원
서귀포올레시장 감귤초콜릿 6상자, 올레꿀빵 = 13,000원
러브랜드 입장료 2인 = 18,000원
러브랜드 거시기빵 = 3,000원
중문하나로마트(소주,큰사발,김치,고등어회) = 16,590원
호텔CU편의점 = 1,500원
-----------------------------------------------------------------------------
합계 169,190원
★ 셋째날
용머리해안 2인 입장료 = 2,000원
스타벅스 송악산점 = 5,900원
모슬포방어마을 해물된장라면 = 18,000원
-----------------------------------------------------------------------------
합계 25,900원
=== 총 합계 741,55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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