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콩달콩, 결혼일기

집앞 편의점에서 나몰래 김밥먹고온 그

by 그냥 쑨 2016. 3. 23.

요즘 그는 회사일이 힘들고 많은 것 같다.

어제는 야근을 하고 9시가 넘어서야 집에 왔는데, 오자마자 집근처 편의점에 다녀오겠단다.

'편의점? 왜 오는길에 들르지 않고?' 라고 생각했으나 허겁지겁 서둘러 나가는 그에게 물을 수 없어 알겠다고 대답했는데

돌아온 그가 가방을 내려놓는다.

 

그렇다... 아까 왔을때 가방이 없었던 거야!

그는 가방에 중요한 것들을 넣어 가지고 다니는 타입.

그런데 편의점 야외테이블에 놓고 왔었다는 것이다.

 

"편의점 야외테이블에 왜 놓고 와? 무슨일이야?"

 

이리저리 둘러대다 내가 꼬치꼬치 캐물으니,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김밥을 하나 사먹었단다.

 

2분만 걸으면 집인데 왜 편의점에서 밥을 먹었을까?

짐작가는 것이 있어 맘이 아팠다.

 

마누라가 시험관 이식을 못한 것 때문에 우울증에 빠져있어 밥차려달라기가 미안했을까

시험관 진행하면서 요리도 안하고 맨날 사골국물에 밥만 말아줘서 질렸던걸까

얼마나 집이 불편했으면 집앞에서 김밥을 사먹고 들어온걸까

힘든일이 많나, 코앞에 집을 두고 혼자 쓸쓸히 밥을 먹었을까

내가 내몸 내마음 하나 힘든 것만 생각하고 그에게 신경을 너무 쓰지 않았던 것 같아 마음이 정말 아팠다.

 

오늘 아침 출근하는 그에게 "밥 차려 놓을테니까 집에와서 밥먹어~"

그에게 잘해야겠다.

 

 

+ 김밥을 먹었다는 그에게 닭죽, 떡볶이, 명주조개탕을 후식으로 내놓았다.

  

'알콩달콩, 결혼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긴다 나  (0) 2016.10.26
오빤 나랑 왜 결혼했어?  (6) 2015.11.24
찰떡궁합?  (4) 2015.11.17
울다  (0) 2015.08.24
[푸근씨 퇴근길에] 고로케  (0) 201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