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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

비염

by 그냥 쑨 2023. 9. 24.

우에에에취


재미있게 놀고 들어왔는데 비염이 폭발했다.
비염약을 챙겨 먹었는데도 재채기와 콧물이 줄줄이라
휴지로 콧구멍을 틀어막았다.
추석즈음이면 늘 이렇게 큰(?) 비염이 생겼던 것 같다.

비염 때문인지 비염약 때문인지 아니면 1만보를 걷고 온 피로 때문인지
뭘 만들어먹을 체력은 되지 않고, 시켜 먹는 건 죄책감이 들어
전날 사 둔 냉동피자와 과일로 저녁을 때웠다.
3주째 저녁 루틴이었던 루미큐브도 할 기운이 없다.

돌아오는 길,
"지금이 몇 신데 아직도 바깥이야?" - 5시 전이었다.
"어디까지 갔길래 2시간이나 걸려?" - 1시간 거리인데 길 막히면 더 밀리니 넉넉히 말한 거였다.
"그 먼데까지 뭐 하러 가. 거기 엄청 밀리는 곳이야!" - 밀리는 거 알지만 오고 싶어서 온 건데...
자동차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좋았던 기분에 찬물이 팍 끼얹어진 듯했다.
그러고는 우리가 뭘 잘못했지? 아이핑계를 대야하나 남편핑계를 대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스스로 죄책감을 만드는 이상한 재주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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