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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늘,

1월 기록

by 그냥 쑨 2024. 2. 2.

새해가 된다고 뿅! 하고 변하지 않는 걸 알만한 나이여서 일까
올해도 큰 포부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골골거리며 1월의 절반을 보낼 줄은 몰랐다.


첫째 주는 유치원 방학과 동시에 가족 모두 독감증세로 골골했고
아이는 독감 확진을 받았다.
방학 동안 어디를 다녀오고 무슨 활동을 했는지를 그림으로 그려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요나는 아무 데도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하기가 부끄러워서
엄마, 아빠와 눈사람을 만들었다며 거짓말로 그림을 그렸단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독감에 걸려 용감하게(?)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이라도 보내줄 걸 하고 후회했다.


초등학교 예비소집에도 다녀왔다.
만 6살 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초등학교 예비소집이라니...
드넓은 운동장에 서있으니 아이가 더 작아 보였다.
학교 놀이터는 또 왜 이렇게 높고 거대해 보이는지?
저기서 자칫 떠밀려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큰일 날 것 같은 걱정이 엄습.


아이가 개학하는 날, 할머니께서 새벽에 하늘나라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이와 남편을 두고 큰 동생과 단출하게 2박 3일 친정에 다녀왔다.
발인하는 날은 눈이 쌓여 산에 오르는 일이 힘들었지만
날씨도 따뜻했고 새하얀 세상이 참 아름다운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나에게 장염증세가 찾아왔다.
배탈은 종종 나지도 장염은 난생처음이었다. 온몸이 다 아팠다.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더니 어라? 남편도 장염증세로 골골 중.
우리, 2박 3일 만에 만난 건데 어째서?
"우리 천생연분 인가 봥~"라는 내 말을 예상했다며
그건 아니고 일요일밤에 함께 먹었던 생굴을 의심했다.
그날 대형마트에서 생굴을 사고 보쌈을 시켜서 알배기 배추에 올려 참 맛있게도 먹었었는데...
당분간 굴은 안 먹어질 것 같다. 익은 굴도 보기 싫어! 냄새도 싫어!
남편의 처방약을 나눠먹으며 꼬박 하루를 더 앓고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고
3일이 더 지나서야 외출이 안심되었다. 고로... 1월 시작하고 2주째도 주말 집콕.

셋째 주는 살만해졌다.
주 1회 다니는 학원을, 졸업여행과 독감결석 보강수업으로 세 번이나 갔고 태권도장 체험수업도!
그런데 갑자기 주말이 되자 또 몸살이 났다. 정말 또 온몸이 다 아팠다.
아픈 이유를 모르겠어서 코로나 자가진단검사키트를 해봤는데 음성.
다행히 푹 자고 종합감기약 두 번 먹고 나니 생각보다 말짱한 상태에 가까워져서 시댁에도 다녀왔다.
-_-어쨌든 3주 차 주말에도 집콕.

그리고 4주, 5주 차는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중독...
새벽까지 누워서 웹툰 보느라 늦게 자고, 아이 등원시킨 후에도 내내 소파에 앉아 스크롤만 올리는 생활이었다.
2월의 시작을 앞두고 새 마음 가짐으로
밤에 휴대폰 안 보고 일찍 자고 새벽기상.
다시 기록 생활로 복귀.
이런 말 처음 써보는 것 같은데
나 갓생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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